삼성전자 2분기 실적 전망 먹구름…“갤럭시S9 판매 S3 이후 최저”

갤럭시S9 판매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둔화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의 추격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겹치며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저조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IM ( IT 모바일) 부문 부진으로 역대 최대 실적 기록 행진도 네 분기 만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26일 전자업계와 금융투자업계의 관측을 종합하면 삼성전자(005930) 의 2분기 영업이익은 14조7000억~15조5000억원 수준으로 1분기보다 6%~1%가량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15조1606억원)도 지난 1분기 실적(15조6422억원)을 밑돈다.

2분기 실적이 관측대로 발표된다면 작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네 분기 연속으로 기록했던 역대 최대 영업이익 행진에도 제동이 걸린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50조원을 돌파했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9’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주력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S9의 부진이 실적 둔화의 주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2분기 갤럭시S9 판매량을 800만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연간 판매량 예상치는 2800만대로 삼성전자가 예상했던 4000만대에 못 미친다.

갤럭시S9의 예상 판매량은 2012년에 나온 S3 이후 6년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2017년 출시된 S8은 3750만대 팔렸고, 2016년에 출시된 S7은 4850만대 팔렸다. 2015년에 출시된 S6는 3990만대 판매됐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며 미국·유럽 시장 분위기가 가라 앉았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약진으로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0%대로 떨어졌다. 갤럭시S9의 디자인이나 성능이 이전 모델인 갤럭시S8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판매량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갤럭시S9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10% 감소할 전망”이라며 “평균판매가격( ASP )·매출액 하락에 마케팅 비용 부담까지 높아져 2분기 IM 부문 영업이익(2조3000억원)은 1분기보다 38% 줄었을 것”이라고 했다. 도현우 NH 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가 부진하다”며 “중국 스마트폰 품질도 개선돼 경쟁이 매우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실적 둔화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반도체 신규 생산 능력 확대, 애플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디스플레이 부문 매출 증가로 3분기엔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다시 갈아치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M 부문의 경우 8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9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보다 공개 일정을 2주 앞당겨 8월 9일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9 공개 행사를 열고, 8월 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에 출시할 갤럭시노트9, 스마트 시계( watch ) 등 신제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경쟁사보다 먼저 프리미엄 신제품을 공개하는 만큼 시장 선점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원익 기자 wipark @ chosunbiz . com ]